충주공업고등학교 로고이미지

꿈꾸는 감성

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
아침의 시 - 선운사에서 (최영미)
작성자 홍광표 등록일 18.04.16 조회수 137
첨부파일

 여러분, ‘망각은 신의 배려이다.’, ‘망각은 축복이다라는 말 들어보셨나요? 기억하고 싶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건 좋겠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오히려 잊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죠. 고대 그리스의 시인 에우리피데스는 "불행을 잊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의 절반을 얻는 것" 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. 잊으므로 현실을 살아낼 수 있고, 행복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죠.

 

 우리에게도 4년 전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. 2014416.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 생존했고 300명이 넘는 사망, 실종자가 발생했는데 특히,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피해가 커 전 국민이 슬퍼했던 사건입니다. 사고를 접한 우리는 정말 힘들었습니다. 힘들게 핀 꽃들이 너무 안타깝게 졌기 때문입니다.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너무 순식간에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. 우리도 수학여행을 갑니다.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. 우리의 일일 수도 있었습니다. 나의 일, 내 친구의 일일 수도 있었습니다.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더 안타깝고 고통스러웠습니다.

 

 이 일도 망각의 축복이 적용될까요? 고통스럽고 가슴 아픈 일이니까 우린 잊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. 아니 잊어야 합니다. 그래야 우린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. 그래서......과연,

우리가 조금 더 행복해진다고해서 이 사건과 같은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을까요?

 

 우리의 행복은 다음 세대의 행복을 위해 잠시 접어둬야 할 것 같습니다. 멀리서 웃는, 산 넘어 가는 꽃들이 너무 쉽게 졌기 때문에 우리가 기억해주지 않으면 정말 금방 사라질 것 같습니다. 기억하지 않으면 다시 또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. 기억함으로 고통스럽더라도 우린 망각의 축복을 반납해야할 것 같습니다.

 

 우리는 기억함으로 막아야 합니다. 우리는 기억함으로 사랑해야 합니다. 우리는 기억함으로 나를, 우리를, 다음 세대를 지켜야 합니다. 오늘 하루 망각이 찾아오기 전에 다시 한 번 머리 속에 새겨보는 건 어떨까요?

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라고, 영영 한참이라고

그래서 기억하겠다고.

 

여러분,

오늘도 우리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.

행복하세요^^*

이전글 오늘의 아침독서 - 중요한 일부터!! (11)
다음글 아침의 시 - 두보 '곡강' 중에서... (16)